주님께 피신하는 사람 (시편 5편) / 김영봉 목사
해설:
4편은 현악기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였는데, 5편은 관악기에 맞추어 부르도록 되어 있다. 이 시편도 역시 고난 중에 하나님께 드리는 호소의 기도다.
다윗은 근거 없이 모함하는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있다. 그는 신음하듯 기도하면서 자신의 호소를 귀담아 들어 달라고 청한다(1-2절). 그는 매일 첫 시간을 기도로 시작한다(3절).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이 가장 귀하기 때문이고, 그만큼 하나님의 응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다윗은 하나님께서 미워하는 사람들을 여러가지 말로 묘사한다: “악인”(4절), “교만한 자들”, “악한 일을 저지르는 자들”(5절), “거짓말쟁이들”, “싸움쟁이들”, “사기꾼들”(6절). 지금 다윗은 자신을 무고하게 헐뜯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하나님 앞에 고소하고 있는 셈이다.
다윗은, 자신은 그들과 달리, 늘 주님을 의지하고 있으며 기도하기를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7절). 그러면서 “주님의 공의”(8절)로 자신을 지켜 주시고 이끌어 달라고 호소한다. 그는 사람들이 악의를 담아 쏟아내는 말로 인해 고통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9절). 그는 또한 그들을 그들의 소행에 따라 심판해 달라고 기도한다(10절).
마지막으로 그는, 주님께서는 당신에게 피신하는 사람들을 든든히 지켜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낸다(11-12절). 그분에게 피하는 사람들은 바르게 살기를 힘쓰기 때문이다.
묵상:
인생은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고 질이 결정됩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없이 살아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관계는 선택할 수 있지만, 어떤 관계는 불가항력적입니다. 원치 않는 관계라 해도 그 관계 안에 얽혀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다 보면 “잘 못 된 만남”에 얽히곤 합니다. 때로는 여럿이 작당하여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그럴 만한 잘못이 없는데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세상 모두가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 것 같고,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윗은 그런 상황에 처하여 하나님에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의 진심을 알아주고 그의 말을 들어 줄 대상은 그분밖에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께로 피신하는 사람“(11절)이 되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피신한 이유는 그분의 “공의”(8절)와 “은혜”(12절)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공의를 따라 판단하시고 은혜를 따라 행동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믿고 의지할 대상은 그분 밖에 없습니다.
이 시편이 보존되었다는 사실은 다윗의 기도가 응답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는 때로 더디게 보이지만 결국 모든 것을 바로 잡습니다. 그 믿음 때문에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려도 우리는 죄악에 손을 담그지 않고 주님 앞에 손을 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