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묵상의 삶 (시편 1편)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4. 12. 15. 05:57

해설:

이 시편은 일종의 ‘도입 시편’이다. 이 책에 수록된 150편의 시편들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일인지를 전해준다.

 

먼저 시인은 “복 있는 사람”이 “하지 않는 것” 세 가지와 “하는 것”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하지 않는 것”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는 것, 죄인의 길에 서지 않는 것 그리고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것이다(1절). 이 세 가지는 각기 다른 행동이 아니라 죄의 성향이 굳어져가는 과정을 서술한다. 문학적으로 “점층적 병행구”라고 부른다. 죄악의 습관은 “듣는 것”에서 “따르는 것”으로 그리고 마침내 “자리 잡는 것”으로 악화된다. 

 

복 있는 사람은 그 과정을 알기에 악인의 꾀에 귀를 내어주지 않는다. 그 대신, 주님의 율법에 귀를 기우리고 묵상한다(2절). 시편에서 “율법”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하나님의 말씀 듣기를 즐거워 하고 그 뜻을 깨닫고 마음에 새기기 위해 끊임없이 묵상한다.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요 복이다.    

 

이어서 시인은 복 있는 사람의 삶을 ”시냇가에 심은 나무“(3절)에 비유한다. 나무의 뿌리가 물가에 연결되어 있기에 언제나 생명력이 충만하고 철을 따라 열매를 맺는다. 하나님의 말씀에 존재의 뿌리가 연결되어 있는 사람의 삶이 그렇다.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라는 말은 “아무 일이든 잘 된다”는 뜻이 아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은 아무 일이나 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기를 힘쓴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그 뜻을 이루어 주신다.

 

4절에서 시인은 반대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악인”은 하나님을 등지고 자신의 욕망대로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렇지 않으니”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지 않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믿고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은 존재의 뿌리가 깊어서 흔들림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는 뜻이다. 그뿐 아니라, 그는 하나님의 마지막 심판에서 정죄 받을 것이다(5절). 

 

6절은 결론이다. 이 결론은 독자에게 말씀 묵상을 통해 의인의 길, 복 있는 길을 걸어가라고 격려한다.

 

묵상:

 “시냇가에 심은 나무”는 묵상하는 삶에 대해 아주 적절한 비유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그분의 말씀을 늘 읽고 묵상하는 것은 우리 존재의 뿌리를 그분에게 뻗고 수분과 양분을 빨아 들이는 과정입니다. “밤낮으로”(2절), 쉬지 말고, 늘 묵상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가 우리 안에 계속 흘러 들어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안에 깊이 뿌리 내린 사람은 부는 바람에 흔들릴 수는 있지만 뿌리까지 뽑히는 일은 없습니다. 바람을 심하게 맞을수록 뿌리는 더 깊어집니다.시냇가에 심긴 나무는 가뭄이 들어도 잎이 시들지 않는 것처럼, 묵상하는 사람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씀 안에 머물러 살 때 우리는 열매를 맺어 다른 이들에게 유익을 줍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쭉정이”도 역시 하나님에게 등지고 자기 욕망대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정확한 비유입니다. 쭉정이는 겉으로는 볍씨 모양을 하고 있지만 속이 텅 비어 있습니다. 겉 모양은 그럴 듯하지만 생명령은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떠나 사는 사람이 그렇습니다.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은 하나님의 사랑으로만 채워질 수 있고, 그 사랑은 생명의 힘입니다. 그 자리는 하나님에게서 얻는 것이 아니고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것으로 채우려 합니다. 그것이 죄악으로 기우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늘 불안하고 늘 마음이 찢겨 있습니다. 환경에 조금만 어려운 일이 일어나면 사정없이 흔들립니다.

 

말씀 묵상은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또한 나를 변화시켜 다른 사람을 돕는 길입니다. 그래서 하루의 첫 시간을 말씀 묵상의 시간으로 성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