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봄비가 온 날, 3월16일, 금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11. 14. 06:43

주님,

오늘 가느다란 실비가 하루 종일 내렸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은

세계 최고의 마술사들이 펼치는 그 어떤 마술보다

훨씬 더,

아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신비롭고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이 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무슨 더 흥미로운 일을 찾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

단순히 신비롭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저보다는

봄비를 다 받아들이는 저 땅,

땅속에서 아직 잠들어 있으나

곧 땅 밖으로 솟아나올 준비로 기지개를 키다가

봄비를 만난 땅속의 온갖 것들,

새싹들, 벌레들, 아지랑이들,

바로 그들이야말로 봄비의 주인들이 아니겠습니까.

 

저도 그들처럼 온몸을 봄비에 맡긴 채 걷고 싶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자연과 온전히 하나 되지 못하고

인간이라는 명분으로 적당하게 거리를 둔 채

그들을 한낱 대상으로 여기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

제가 자연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삶의 기초로 놓고

그 자연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참되게 찬양하며 살기 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