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썩 좋아하진 않는 말
“나는 ‘나’라는 말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내게 주어진 유일한 판돈인 양
나는 인생에 ‘나’라는 말을 걸고 숱한 내기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주 간혹 나는 ‘나’라는 말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시인 심보선의 시 「‘나’라는 말」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람은 죽는 날까지 끝없이 질문하고 답하며 살아갑니다.
가장 많이 질문하고 답하는 존재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이렇게 수 없이 대화하는 자신의 자아가 찌그러져 있다면
우리는 일평생 찌그러진 상대와 대화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살면서 나를 가장 많이 속인 사람, 나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준 사람,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용서해준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여러 관계 중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관계는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입니다.
거울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사람이 거기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나와 끝까지 같이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이런 나를 사랑해야 합니다.
성경은 나를 사랑하는 첫 번째 길이 ‘자기를 부인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신앙 생활이란, 자신을 극복하고(=자기를 부인하고)
내 자아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과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살아 가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마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