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이재훈목사

우리 안에 있는 헤롯 (마태복음 2:13~18)

새벽지기1 2020. 12. 27. 10:09

“우리 안에 있는 헤롯을 십자가에 못 박고,
예수님만이 주장하시도록 우리를 내어 드려야 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록한 복음서에서 일어난 사건을 우리가 받아들이고자 하는 면만 바라보면 성탄의 올바른 의미를 깨닫지 못합니다. 마태복음 2장에 나타난 성탄의 모습은 ‘메리 크리스마스’ 가 아니라 ‘ 메시(messy) 크리스마스’ 입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성탄이었습니다. 헤롯에 의해서 두 살 이하 사내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태어난 지 2년이 되지 않은 영아들이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마을에 얼마나 큰 충격과 슬픔이 임했겠습니까? 예수님의 탄생이 두려워서 제거하려는 타락한 세상 권력자에 의해 일어난 범죄입니다. 헤롯도 예수님을 죽임으로 자신의 위치를 보존하고자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타락한 통치자 중에서 하나님의 뜻에 우호적인 사람이
없었습니다. 타락한 권세욕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들의 위치와 권세와 부유함을 지키기 위해서 잔인하고 사악한 일들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했을 당시 유대통치자 헤롯도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장에 나오는 헤롯은 세례 요한을 죽였던 분봉왕 헤롯과 다른 인물입니다. 마태복음 2장에 나타난 헤롯은 예수님 당시 로마로부터 ‘ 대왕’ , ‘ 대제’ 라는 칭호를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40년 동안 유대를 통치했습니다. 헤롯은 외교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유대인과 에돔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는데 로마로부터 인정 받아 40년 동
안 그 땅을 통치했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을 위해 나름 애쓴 정치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로마 정부와 유대 사이에서 나름대로 유대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의 신앙을 지켜주려고 노력한 것처럼 보이는 지도자였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그를 존경하지 않았고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헤롯이 매우 교활했고, 여러 얼굴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는 잔인했습니다.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렸고, 어떤 사람이든지 자신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모두 죽였습니다. 당시 산헤드린 구성원 절반 이상을 처형했습니다. 300여 명의 궁정 관리들을 즉석에서 죽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아내와 장모, 아들을 죽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죽어갈 때 예루살렘의 모든 리더들과 저명
한 사람들을 소집해 놓고 자신의 죽음과 동시에 함께 죽이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헤롯에게 동방의 박사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유대인의 왕이 어디 계시며 어디서 태어나시는가?”라고 질문했습니다. 이 질문은 헤롯에게 매우 위협적인 질문이었고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장 3절을 보면 “헤롯 왕은 이 말을 듣고 심기가 불편했습니다”라고 번역했습니다. 엄청난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해 온 것입니다. 헤롯은 즉시 대제
사장들과 서기관들을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동방의 박사들이 말한 대로 유대인의 왕이 어디서 태어날 것인지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헤롯은 동방의 박사들에게 아기를 찾으면 자신에게도 알려달라고 합니다. 자신도 경배하고 싶다고 했습
니다. 거짓말입니다. 그 아기를 찾으면 제거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그냥 돌아가자 헤롯은 베들레헴과 그 인근에서 태어난 두 살 아래 모든 남자 아이들을 죽이라고 지시했습니다.


헤롯이 학살을 자행한 이유,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이유


헤롯이 학살을 자행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 헤롯은 예수님을 정확하게 알아본 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이 보통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본 것입니다. 악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에게 예수님이 두려운 존재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자신이 어둠 속에 있기 때문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거부하고 대적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헤롯은 예수님을 잘못 본 것입니다. 예수님을 오해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몰랐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헤롯의 자리를 탐내려고 오신 분이 아닙니다. 헤롯의 왕좌에 앉으려고 오신 분이 아닙니다. 헤롯을 구원하실 뿐만 아니라 그의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헤롯의 생명을 빼앗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기 위해 오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도 헤롯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헤롯을 대면해야 합니다. 헤롯이 아기 예수님을 한편으로는 알아보고, 또한편으로는 오해한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한편으로는 올바르게 알지만, 또 한편으로는 오해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이 여전히 있습니다. 헤롯이 아기 예수님의 임재하심을 거절했던 이유는 그가 악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
입니다. 악을 행하고 있는 사람은 예수님의 임재하심을 받아들이기 싫어합니다. 거절합니다. 예수님의 임재하심을 가로막고 제거하려는 무서운 악을 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헤롯처럼 성탄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고, 그분을 그리스도라 고백하는 것을 자신이 가진 것을 예수님이 빼앗아간다고 착각합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긴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빼앗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참된 기쁨, 자유, 평화,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헤롯이 하나님을 대적하고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을 때 베들레헴에 엄청난 영아 대학살이 일어났습니다.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역사에 일어난 수많은 비극들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의 세력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이 태어나셨을 때 벌어진 엄청난 비극이 역사에서 되풀이되어 왔음
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헤롯이 죽을 때까지 그곳에 살았습니다. 이것은 주께서 예언자를 통해 하신 말씀을 이루신 것입니다. ‘ 내가 이집트에서 내아들을 불러냈다’”(마 2:15).
“이스라엘이 어린아이였을 때 내가 그를 사랑했고 이집트에서 내 아들을 불러냈다”(호11:1).
호세아 11장 1절 말씀이 예수님을 통해 성취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헤롯의 엄청난 대학살을 피하기 위해 요셉이 이집트로 가게 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보호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집트에서 헤롯이 죽을 때까지 사셨습니다. 예수님이 이집트에 사시다가 다시 나오신 사건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다가 모세를 통해 구원받은 사
건과 연결됩니다. 헤롯의 행동을 보면 구약시대 바로를 보는 것 같습니다. 모세가 바로에 의해서 생명의 위협을 받았습니다. 바로는 히브리인들의 번성함을 보고 히브리인들의 사내 아이를 모두 죽이라고 명했습니다. 영아대학살이 이집트의 종 되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나타났습니다. 그 가운데 모세가 갈대상자를 통해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스라엘의 구원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헤롯에 의한 영아 대학살의 위험 속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건짐을 받아 인류의 출애굽과 모든 이들의 구원을 이루는 구원자가 되셨습니다. 역사적으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원자, 하나님의 권세를 가지고 이 세상에 주의 나라를 이루도록 보냄을 받은 이들을 끊임없이 무너뜨리려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그들 손에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를 넘겨주신 일이 없습니다. 모든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세력과 나라가 무너졌다는 것을 증거합니다. 헤롯이 예수님을 죽일 수 없었듯이 예수님이 다시 오실 그때까지 그 어떤 세력도, 어떤 통치자도 교회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또한 헤롯으로 인하여 영아들이 학살된 사건은 예레미야 31장에 나오는 예언이 성취된 것입니다.
“이로써 예언자 예레미야를 통해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습니다. ‘ 라마에서 슬퍼하며 크게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녀를 잃고 울고 있구나. 자녀들이 없어졌으므로 위로받기도 거절하는구나!’”(마 2:17~18).
라헬은 창세기 인물입니다. 라헬은 둘째 아들 ‘ 베노니’ 의 이름을 부르면서 죽었습니다. 베노니가 우리말로 베냐민이 됐습니다. ‘ 내슬픔의 아들’ 이란 뜻입니다. 예레미야는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하고, 수많은 자녀들이 죽어가는 슬픔을 라헬의 슬픔에 비유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창세기에 자식을 잃은 라헬의 슬픔과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비참하게 멸망한 슬픔을 연결시킨 것입니다. 마태복음에서 바로 이 구절을 인용해서 헤롯에 의하여 자녀들을 잃은 어머니들의 슬픔을 표현한 것입니다. 창세기부터 예수님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어머니들의 슬픔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세력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일입니다. 하나님을 알면서도 하나님께 불순종한 백성들의 악을 통해 이루어진 슬픔입니다.

 

슬픔 가득한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마태복음 2장에서 증거하고 있는 것은 예수님은 슬픔 가득한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악한 세력의 엄청난 저항과 대적과 위협 속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악한 자들의 승리는 잠시뿐입니다. 헤롯도 죽었습니다. 바벨론도 멸망했습니다. 악한 원수들이 아무리 강해보여도 모두 죽음 앞에서 패배자일 뿐입니다. 역사상 교회를 심하게 박해했던 이들은 모두
죽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땅의 그 어떤 악한 권세도 예수님의 오심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몸된 교회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슬픔 속에 오셨습니다. 슬픔의 한복판에 오셨습니다. 성탄은 분위기가 아닙니다. 역사적 큰 슬픔 가운데 예수님이 임하신 사건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세력도, 어떤 악의 위협도 무너뜨릴 수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임하신 사건입니다. 헤롯으로 인한 큰 슬픔 속에 임하신 예수님이 승리하셨듯이, 이 역사적 재난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믿어야 합니다.


여러분, 끊임없이 예수님이 나의 그리스도가 되시는 것을 거부하고, 대적하고, 제거하려는 우리 안의 헤롯을 제거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헤롯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 부활의 생명만이 온전히 주장하시도록 우리를 내어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이 주는 슬픔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정 예수님이 오신 의미를 바로 깨닫는 성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