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박영돈목사

진정한 고수/ 박영돈목사

새벽지기1 2016. 6. 7. 21:09


진정한 고수


며칠 전 열린 현대바둑 70주년 기념대국에서 바둑의 전설이라는 조치훈과 조훈현의 대결이 있었다. 조훈현 씨는 나와는 사촌지간(고모의 아들)이다. 나보다 한 살 위인 형이다. 그는 어려서 일본으로 건너갔고 한국에 돌아와 활약할 때 나는 미국에 이민 가 있었다. 내가 한국으로 나와서도 서로가 바빠서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 서먹한 사이이다. 인상이 조금 비슷하다는 말을 듣는 것 외에는 그 형과 나는 아주 다르다.


그는 기사이고 나는 목사이다. 그는 바둑의 고수이고 나는 바둑에 대해서는 오목밖에 모르는 완전 최하수이다. 나는 기독교인이고 그는 아니지만 목사인 내가 그에게 배울 것이 많다. 오래 전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어린 제자를 그 집에서 아들처럼 키우며 가르치는 것을 보았다. 그 제자가 나중에 스승을 딛고 우뚝 선 이창호 기사이다. 자신을 밟고 일어서도록 제자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자신은 기꺼이 찌그러지는 대인배의 모습을 그에게서 본다. 그는 바둑의 유산을 전수하기 위해 자기를 부정했는데 나는 신앙의 유산을 전수하기 위해 그렇게 자기를 부인할 수 있을지 깊이 자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