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목회의 괴리
신학과 목회의 조화로운 접목을 너무 쉽게들 말하는데 그 보다 더 어려운 것은 없는 것 같다. 한번 해보라. 끝없는 좌절과 절망의 길을 걸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길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은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들인가.
신학의 세계에 주로 몸담고 있던 사람이 간혹 목회 현장으로 내려가 마주하는 실존의 세계는 마치 변화산 위에서 영광스러운 장면을 목격한 제자들이 산 밑으로 내려가 이 땅의 참담한 현실을 접하는 듯한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수 십 년간 성경과 신학을 공부하여 뇌리에 깊이 새겨진 건강한 교회상과 허점투성이인 현실교회 사이에 메울 수 없는 무한간극을 느끼며 고뇌하고 좌절하며, 성경이 제시하는 그리스도인의 상과 도무지 변하지 않는 실제 교인들의 모습 사이에서 절망감을 느낀다.
성경의 세계,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다보면 내가 마치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그들 대부분은 너무도 다른 세계에서 너무도 다른 종류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이상을 현실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거나 둘을 적당히 얼버무려버리면 편하련만, 너무도 신학의 세계에 오래 머물러 있었던 모양이다. 그 세계에서 참으로 영광스러운 비전을 본 것인가 아니면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적인 이상에 사로잡힌 것인가. 신학적인 비전을 암울한 현실에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우직하게 신학을 목회에 접목하려는 이는 고뇌와 갈등의 긴 여정을 피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절망의 골짜기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노래하는 이를 그 누가 감당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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